당심은 김기현 신임 대표로 집중됐다. 경선 과정에서 줄곧 여론조사 선두를 달리며 이른바 '어대현'(어차피 대표는 김기현) 기조를 굳힌 김 신임 대표는 이날 본경선 투표에서도 경쟁 후보들을 크게 따돌리며 압도적인 지지를 재확인 했다. 경쟁을 펼친 안철수(23.37%·10만7803표), 천하람(14.98%·6만9122표), 황교안(8.72%·4만222표) 후보의 득표를 모두 합친 것보다 많은 표를 얻었다.
이번 전당대회 성격이 총선 승리를 통한 원활한 국정운영, 그리고 정권재창출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만큼 '연포탕'(연대·포용·탕평) 정치를 키워드로 내세우며 안정적인 리더십을 강조해 온 김 신임 대표에게 당심이 쏠린 것이다. 이날 구원투수 역할을 마무리한 정진석 당 비상대책위원장도 "당심이 폭발한 이유가 윤석열 정부의 성공과 내년 총선승리 아니겠느냐"라고 말했다.
김 신임 대표 체제에서 활동하게 된 최고위원 선출도 비슷한 기조가 이어졌다. 8명 중 4명을 선출하는 최고위원 선거에선 친윤계 김재원 후보가 45만7030표 중 16만67표를 얻어 17.55%로 가장 높은 득표율을 받아 최고위원에 선출됐다. 이어 김병민(16.10%·14만6798표), 조수진(13.18%·12만173표), 태영호(13.11%·11만9표) 후보도 상위 4인에 이름을 올리며 최고위원으로 뽑혔다. 모두 친윤계·범친윤계로 분류되는 인사들이다. 청년 최고위원 역시 전당대회 경선 내내 '윤석열 정부 최전방 공격수'를 자처한 장예찬 후보가 45만3255표 중 25만36표를 독식하며 55.16%의 높은 득표율로 경쟁 후보들을 크게 따돌리고 선출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8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축사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3.03.08. |
김 신임 대표 역시 당내 화합을 강조했다. 김 신임 대표는 수락연설을 통해 "당 대표의 권한은 권리라기 보다는 책임이자 의무라고 생각한다"라며 "안철수·황교안·천하람 (당대표) 후보님과 같은 뛰어난 지도자 잘 모시고 연대와 포용과 탕평의 대통합 국민의힘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들이 윤석열 정부 탄생 시켜주시고 우리에게 요구하는 것은 딱 한 가지 민생이다. 노동·연금·교육 개혁과 같은 과제 이루라 명령하고 있다"라며 "민생을 끝까지 책임지는 신뢰할 수 있는 유능한 정당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정진석 비대위원장에게서 당기를 인수인계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당직인선에 대해 오늘부터 구상을 시작할 것"이라며 "연대, 탕평이라는 기본 원칙을 지켜나갈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실력이라 생각해서 총선 이길 수 있는 분을 삼고초려해 모시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신임 최고위원들도 김 신임 대표와 함께 총선 승리를 이끌겠다고 약속했다. 김재원 신임 최고위원은 "총선에서 승리하고 대선에서 승리하고 항상 승리하는 당을 만들겠다"고 했고, 김병민 신임 최고위원도 "내년 총선 승리로 윤석열 정부 성공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하겠다"고 했다.
조수진 신임 최고위원은 "이재명 민주당의 폭주는 더 가팔라질 것"이라며 "내년 총선에서 반드시 승리해 완전한 정권 교체를 해내야 한다"고 밝혔다. 태영호 신임 최고위원은 "당원 동지들의 믿음을 영원히 잊지 않고 자유민주주의 통일이 이뤄지는 순간까지 목숨 걸고 싸우겠다"고 했다. 장예찬 신임 청년 최고위원은 "오직 윤석열 정부 성공을 위해 목숨 걸고 싸우라는 (당원들의) 뜻을 받들겠다"며 "허약한 보수의 시대는 가고 윤 대통령처럼 자유를 중시하며 원칙 있는 보수의 시대가 올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