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20 (월)
조대형대기자
어떤 생물을 키운다는 것은 그 생물의 모든 것을 책임진다는 것과 같은 의미다. 개를 키우면 먹이고 입혀주고 그 뒤처리도 해줘야 한다. 강아지더러 '내 새끼'라고 애지중지하는 사람들이 어째서 그 사랑으로 새끼 뒤처리 해줄 생각은 못한단 말인가? 좀 더 쉽게 말해보자면 아이를 낳아놓고 "나는 아이를 키우는 거지, 아이 똥 치우는 사람이 아니다" 라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황당한 일례로 대형견을 제외한 목줄을 멘 상태 + 기저귀를 채운 상태에만 한하여 반려견 출입이 가능한 브런치 카페에서 자신의 강아지에게 기저귀 채우기를 거부하고 도리어 우리 개는 아무데서나 마킹 안해요!! 암컷이라서 안해요!! 라고 주장하는 견주들까지 있었다.그 후에 뭐 저런 견주가 다 있냐는 표정으로 주변에서 쳐다보는 다른 견주들의 싸늘한 시선은 덤이다. 대소변 문제 외에, 개의 짖음으로 인한 각종 층간소음 문제도 민폐 중 하나. 밤낮 개가 짖어대면서 다른 주민들의 휴식을 방해하는데 그걸 방치하는 견주가 많다. 개가 짖는 것은 개가 뭔가에 불편함을 느끼거나, 수요가 있다는 뜻인데, 그걸 방치한다는 건 엄연한 동물학대다.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개 식용을 정부 임기 내에 종식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는 보도가 나온 지 이틀 만인 지난 14일 국민의힘 최고위원인 태영호, 조수진 의원이 관련 법안을 각각 발의했다. 김 여사의 발언이 영향을 미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태 의원 측은 “한달 전부터 준비한 법안”이라고 말했다. 조 의원 측도 “한달 넘게 준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태 의원은 지난 14일 대표발의한 동물보호법 개정안에서 개 식용 금지 차원의 동물학대 금지를 규정하고 동물학대자가 개나 고양이를 식용으로 사육하거나 판매하는 것을 금지하도록 했다. 조 의원도 동물을 죽이거나 죽음에 이르게 하는 학대행위를 한 자에 대한 벌칙을 현행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상향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개정안을 발의했다.그러나 필자는 이 부분에서, 개에 대한 중요성 만을 강조하고, 소와 돼지, 닭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을까? 개 식용 논의에 '반드시' 등장하는 이 질문을 볼 때마다 동종의 동물을 반려동물이자 식용 가축으로 여기는 두 인식 사이의 아득한 거리감을 느낀다. 때로는 '무엇을 하는가'보다 '무엇을 하지 않는가'가 한 사람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설명해주는 것 같다. 비거니스트는 식물을 '먹기' 위해서가 아니라 동물을 '먹지 않기' 위해 채식을 선택한다. 개 식용을 금지하려는 사람들은 소, 돼지, 닭을 '먹기' 위해서가 아니라 또 다른 동물을 그 시스템에 '밀어 넣지 않기' 위해 개 식용 반대 입장을 선택한다. 어떤 것이 정답인지 확신할 수 없을 때도 우리는 무엇이 더 가치 있고 지속 가능한 일인지 고민해야 한다. 최소한 무엇을 '하지 않을'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 "소는? 돼지는? 닭은?"이라고 묻는 사람들도 알고 있을 것이다. 어떤 동물은 더 사랑받고 어떤 동물은 더 착취당하는 모순에 대해. 그러나 이 모순을 벗어나기 위해 모든 동물을 '더 착취당하는 존재'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시대에 우리는 무엇인가를 '하지 않음'으로써 좀더 나은 세계로 나아갈 수 있는지 모른다.
왕실 잔치에도 개고기 요리가 올랐다. 정조(1776~1800)가 화성행차 도중에 베푼 혜경궁 홍씨(1735~1815)의 회갑연에 ‘개고기찜(狗烝)을 올린 기록(<원행을묘정리의궤>)이 있다. 이밖에도 개고기를 둘러싼 별의별 이야기가 실록 등의 사료에 등장한다. 진본기’와 주석서인 <사기정의> <사기집해> 등은 지금부터 2700여 년 전인 기원전 675년(진 덕공 2) 복날을 정해 개를 잡아 열독을 제거했고, 그때는 개를 읍성의 문에 내걸어두었다고 기록했다.
그러나 현재에 이르러 우리 사회에서 소·돼지·닭 등 다른 축종 식용은 문제가 없는데, 유독 ‘개’ 식용만 문제가 되는 이유는 뭘까?“차라리 종차별주의를 주장하는 피터 싱어처럼 모든 동물을 먹지 말자면 논리적으로는 이해가 가겠다. 그런데 그것도 아니고 ‘개’ 도축과 식용만 하지 말자는 건 논리라는 게 아예 없는 것이다.인간과 동물의 쾌락과 고통에 차별이 없다면서 종차별주의 타파를 주창한 피터 싱어 사상과도 모순된다. ‘개’만 먹지 말자는 건 소나 돼지, 닭 등 다른 동물보다 ‘개’를 우선시하는 것이고, 이거야말로 종차별주의다.”개는 식용을 금지하고, 소. 돼지는 먹어도 된다는걸 어떻게 논리적으로 말할 수 있을까?개를 먹는 것을 찬성한다기보다, 개 못지 않게 소랑 돼지, 하물며 문어까지 지능이 그리 높다는데 , 개는 인간이랑 살 부비며 사는것으로 선택된 동물이란걸로 자격이 주어지는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