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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영, 그 오만의 극치는 어디에 두고 양심의 끝자락을 부여잡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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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공지영, 그 오만의 극치는 어디에 두고 양심의 끝자락을 부여잡았을까?

작가 공지영 조국 전 장관을“욕먹으며 감쌌는데, 배신감…진중권에 미안해 죽겠다”

김주은사진.jpg

김주은 문화부 선임기자  

 

우리는 여전히 찢긴 시대를 살고 있다. 이 찢긴 시대에 대한 자기 성찰은 진지해야 할 테다.

여류 소설가 공지영작가가 "욕을 먹으면서도 그를 감쌌던 건 당시로선 나름의 애국이고 희생이었는데, 내가 아무것도 모르고 떠들었구나 싶었다"고 토로했다.

 

3년 만에 신간을 출간한 공지영 작가는 공개된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나중에 과오가 드러났을 때 조국 전 장관이 미안하다’, ‘잘못했다고 한마디만 했어도 이렇게까지 실망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조국 전 장관의 처사에 일침을 놨다. 그러면서 이 사건과 관련해 자신과 SNS상에서 설전을 벌였던 진중권 교수에게는 "미안해 죽겠다"며 정중한 사과의 뜻을 전했다.

 

보수진영 측의 문인들은 당연히 기뻐해야 할 일이지만 그렇지 못한 저간의 난해한 사정이 있다. 공지영 작가가 뼛속까지 진보 진영이었다는 것을 모르지 않았고, 여기에 남들은 잘도 잊고, 잘도 용서하고 언제 그랬더냐 싶게 상처도 감쪽같이 아물리고 잘만 사는데, 어찌하여 공지영 작가는 자신의 잘못이었음을 잊지 못하고 양심의 가책까지는 아니더라도 그의 문학정신의 뼈대가 지존심을 내 던졌다는 점에서 그에 대해 갖고 있었던 편견의 날, 씨줄들이 휘발되고 있다는 것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날의 공지영작가는 적어도 자신이 간직하고 있었던 한 삶의 모든 조각들을 떠올리며 자신의 삶과 자신이 겪어온 감정을 솔직담백한 목소리로 전한 것이다.

어떠한 해석이나 소설적 허구, 미화를 배제한 꾸밈없는 언어로 자신의 페부 깊숙한 곳에 감추어 두고 있었던 오물들을 토해 낸 것이다.

 

누군가에 대한 미안함이 사무치면 무엇으로든 진정한 고백에 이르게 되는가 보다.

선하고 아름다운 사람들과의 인연의 끈을 다시 회복하기 위한 그의 자기 고백은 여리고 절절하다 못해 시리다.

 

공지영 작가는 결국 사람들과 부대끼면서 얻어낸 것들을 소중히 여기고 기억하는 사람이다. 이번 자신의 양심고백에서 보여주었던 기억의 편린과 더불어 사는 삶 속에 내재 되어 있는 절실하고 소중한 비늘들을 앞으로도 따뜻하게 간직하며 살아가기를 바란다. 더욱이 새로운 시각으로 세상을 쳐다보는 넓은 안목으로 좋은 소설을 써 더 많은 독자들에게 감동을 주는 작가가되기를 바란다. 그 길은 거창하지 않은 길이며, 어렵지 않은 시어로 가꾸어 가는 길이다.

거대하게 작품성이 내재된 것이거나, 주옥같은 낱 말의 구절이 아니어도 그 안에 가득 숨겨져 있는 소소한 사람 사는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내어주길 다시 한번 기대해 본다.

 

그 오만했던 것들 훌훌 벗어버린 그에게서 .....

인간의 야만성에 질겁하면서 마지막 책장을 덮은 지금 그래도 인생은 살만한 가치가 있고 살아야 한다는 확신을 주는 한 줄기 빛을 찾을 수는 없을지 곰곰이 곱씹어 본다.

그리고 여성억압의 기제였던 마녀사냥이나 근대적 군사문화의 규율체제를 뚫고 인간의 자유와 해방이라는 고귀함이 그의 작품마다에 형상됐음을 증언하는 공지영작가의 시선을 발견한다.

 

당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공개 지지했던 공지영 작가는 "욕을 먹으면서도 그를 감쌌던 건 당시로선 나름의 애국이고 희생이었는데, 내가 아무것도 모르고 떠들었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공지영 작가는 신작 에세이 너는 다시 외로워질 것이다’(해냄)에서 "그런 사람일 거라고는 정말 꿈에도 상상을 못 했어요. 꽤 오래 친분이 있었기에 배신감은 더 컸죠"라고 썼다. 특히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열렬하게 옹호했던 한 사람이 내가 이전까지 생각했던 그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며 한때 지킴이를 자임했던 유명인사를 거론해 화제가 됐다.

 

직접 당사자의 실명을 거론하지 않았지만, 사실상 과거 자신이 공개 지지했던 조 전 장관을 두고 한 말로 풀이된다.

 

그는 또 "20세기에 진작 끝냈어야 했던 이념 잔치를 여기까지 끌고 왔다""86 운동권이 국회의원이 되고, 더불어민주당이 다수당이 됐는데도 여전히 낡고 이분법적인 논리를 내세우며 80년대식 구호를 외치는 이데올로기적 동지들과 결별하겠다는 일종의 선언"이라고 못 박았다.

 

공지영 작가는 "소위 진보적발언을 아무렇게나 하면 다수가 되겠지만 말로만 하는 위선자들은 다 싫다""진보, 보수가 아니라 그 앞에 붙는 합리적’, ‘극단적등 수식어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어떤 슬픔인지도 모르는 그걸 멈추고 거기다 너무나 많은 못을 박았던 공지영작가 자신의 회한을 밝힌고백이 꽃보다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