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토)
윤덕준(유교철학)박사
구봉, 우계, 율곡 세 사람의 교유는 막역하기로 널리 알려져, 당시 파주를 중심으로 20세 무렵부터 함께 학문을 절차탁마(切磋琢磨) 하고, 변치 않는 우정을 나눈 도우지교(道友之交)를 맺은 사이다. 이러한 세 유학자들이 나눈 학문적 교유와 참된 우정이 잘 나타나고 있는 것이 『삼현수간』이다. 세 사람은 나이도 비슷하고, 도학(道學)을 함께한 도우(道友)로서 평생 돈독한 우정을 지니며 살았다. 구봉은 경기도 파주 구봉산(현 심학산) 아래에 근거지를 두었으며, 율곡은 본가가 경기도 파주 율곡촌(栗谷村)이었고, 우계 또한 경기도 파주 우계(牛溪)를 연고로 하여 지역적 연고가 거의 같았다. 어려서부터 학문을 좋아하고 도학에 뜻을 두고 생장한 세 사람의 우정은 평생 변함이 없었고, 상호 격려하고 충고하면서 조선의 대학자로 대성하였다.
교유관계에서 상호 존경하고 신뢰하면서도 학문적 비판과 인간적 충고를 서슴지 않았던 세 사람의 참된 우정, 그리고 인간미와 도학자로서의 면모가 『삼현수간』의 편지글에서 잘 드러난다. 특히 구봉은 중년 이후 천민의 신분으로 환천 되었고, 각기 다른 개성과 학문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세 사람이 돈독한 우의를 유지한 것은 매우 이채로운 일이다. 이들 세 사람의 학문적 성향을 지난 2월 22일 성균관대학교 퇴계인문관 5층 세미나실에서 유학대학의 학술 모임인 ‘명륜 유학포럼(회장: 철학박사 이은룡)’에서 지난 학기에 박사학위를 취득한 윤덕준(유교 철학)씨가 학위 논문으로 발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학계의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에 발표된 학위 논문의 제목은 “『三賢手簡』을 통해 본 조선조 지식인의 交友 및 학술 활동에 관한 연구”로 16세기 파주에서 조선 기호 유학을 대표하는“율곡 이이(1536∼1584) · 우계 성혼(1535∼1598) · 구봉 송익필(1534∼1599)”이주고받은 편지를 엮은 『三賢手簡』을 “체계와 구성․도우교류․학술논변” 활동을 중심으로 체계적인 연구를 하였다.
『三賢手簡』에는 도우지교道友之交)를 맺은 “율곡·우계·구봉” 세 분이 서로에 대한 우도(友道)와 존경의 마음으로 서로 교학상장 하며 학문에 힘쓴 모습이 나타나 있다. 이분들의 교우(交友)를 살펴보는 것은 그들의 사상을 더욱 심도 있게 연구하고, 사람과 사람의 만남의 도(道)인 우도(友道)를 배울 수 있는 것이다. 그들은 유학자 본연의 사명과 천명에 순응하는 수양을 하면서도 평생 변치 않은 우도(友道)를 보인(輔仁)으로 실천하였다. 그런 연유로 후일 기호유학(畿湖儒學)에서 성리학(性理學)과 예학(禮學)에서 큰 산맥을 형성하는 원인이 되었으며, 조선 유학사상사(儒學思想史)에 큰 자취를 남기게 되었다.
『삼현수간』에서 음미해 볼 수 건, 구봉과 우계는 주로 예학과 수기(修己)에 관한 편지를 주고받았고, 구봉과 율곡은 국가기강의 방책을 대비하고 세도(世道)를 바로잡으라고 권면하는 글들이 많았다는 점에서 그 특징이 드러난다. 위와 같은 사실에서 도우를 교유함에 있어서 각각 의양(依樣)과 규범적인 우계, 자득과 변통이 많은 율곡, 직선적이면서 준엄했던 구봉은 각각 성품에 따라 학문과 출처의리의 길이 다른 것을 인지하여 서로 부족한 덕을 보인(輔仁)11하여 교유하였다고 할 수 있는데 윤덕준박사는 이를 학문적으로 체계화하여 저술하였다.
조대형 대기자